> 회사에서는 AI로 기획 프로세스를 다시 설계하고,
> 퇴근 후에는 그 방법으로 내 투자 루틴을 시스템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altoran`이라는 이름으로 쓴다. 이 블로그는 그 과정을 기록해두는 곳이다.
회사에서 배운 방법을 내 문제에 적용해보고,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그대로 남긴다.
## 지금 하는 일
낮에는 회사에서 사용자 경험을 기획한다.
최근에는 기획 프로세스 자체를 AI와 함께 다시 설계하는 일을 했다.
문서를 쓰는 방식, 명세를 만드는 방식, 그것을 검토하는 방식을 바꿨다.
퇴근하고 나서는 개인 프로젝트를 한다.
내가 배운 단기 매매 방법론을 규칙으로 정리하고, 그 규칙이 매일 돌아가는 시스템으로 만들어보는 일이다.
두 가지가 같은 방법을 쓴다. 그래서 한쪽에서 배운 것이 다른 쪽에 그대로 반영된다.
## 왜 이걸 하고 있나
퇴근하고 나서까지 왜 이걸 붙잡고 있는지 이야기하려면 몇 년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조직이 통합되면서 함께 일하던 사람들이 흩어졌다. 나도 그중 하나였다. 왜 내가 대상이 됐는지 물어봤지만 답은 듣지 못했다.
새로 간 자리에는 아는 사람이 없었고 다루는 분야도 조금 달랐다. 여기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어서 한동안 미친 듯이 일했다. 새벽 여섯 시에 출근해서 밤 열한 시에 퇴근하는 날이 이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이었다. 긴 터널을 빠져나오는데 1차선 한가운데에 차가 한 대 서 있었고, 그 옆에 사람이 서 있었다. 차가 고장 난 모양이었다.
다행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브레이크를 밟았고, 차는 멈췄고, 나는 그날도 평소처럼 출근했다.
그런데 그 뒤로 한동안 마음이 이상했다. 조금만 늦었으면 나는 누군가의 삶을 멈추게 했을 수도 있었다. 반대로 내 삶이 그렇게 끝날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날 놀랐던 건 사고가 날 뻔했다는 사실보다는, 그렇게 열심히 살아도 내가 어쩌지 못하는 일이 있다는 쪽이었던 것 같다. 회사에서 밀려난 것도, 그날 새벽도 내가 정한 일이 아니었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가,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그 무렵부터 이 질문을 계속 붙잡고 있다.
그러면서 두 가지를 정리하게 됐다.
하나는 회사 안에서 내 가치를 정하는 사람이 내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언제든 대체될 수 있고, 그건 내가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와는 별개의 문제로 보였다.
다른 하나는 그렇다면 회사 밖에서도 작동하는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시킨 문제를 빨리 푸는 능력 말고, 무엇이 문제인지 스스로 정하는 능력으로.
## 열네 번 떨어지고 열다섯 번째에 붙었다
나는 개발자로 일을 시작했다. 그전에는 예술을 전공했다.
예술은 당연해 보이는 것에 “왜 꼭 그래야 하는가”를 묻는 일이었다. 백 년 전에 마르셀 뒤샹은 변기를 전시장에 가져다 놓았고, 작품이 철거되자 이렇게 되물었다고 한다. 더러운 것은 변기인가, 변기를 더럽다고 여기는 당신들의 생각인가. 학교에서 배운 건 결국 이런 태도였다.
개발은 반대쪽에 있는 일이었다. 누군가 만들라고 정한 것을 빠르고 정확하게 만들어야 했다. 여러 부서에서 밀려드는 요구사항을 일정에 맞춰 쳐내다 보면 “이걸 왜 만드는가”를 묻는 것은 사치에 가까웠다.
그러면서도 나는 계속 그 질문을 하고 있었다. 잘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다는 느낌이 오래 갔다.
직무를 바꿔보려고 공고가 뜰 때마다 지원했다. 떨어지고, 다시 지원하고, 또 떨어졌다. 그만두지 않은 이유가 대단한 건 아니었다. 실력은 내가 어떻게 해볼 수 있어도 운은 그렇지 않으니, 운과 마주칠 횟수라도 늘려보자고 생각했을 뿐이다.
열다섯 번째에 붙었다.
그래서 지금은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하는 쪽 일을 한다. AI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하면서 이 구분이 조금 더 분명해졌다. 답을 만드는 속도는 이미 기계가 나보다 빠르다. 그렇다면 내게 남는 일은 무엇을 만들지 정하는 쪽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블로그에 쓰는 것도 결국 그 이야기다. AI에게 무엇을 시킬지 정하는 방법, 그리고 그 방법을 내 문제에 실제로 적용해 본 기록.
## 되던 것만 쓰지는 않으려고 한다
해본 것만 쓴다. 안 해본 주제로 검색 유입을 노리지는 않으려고 한다.
되던 것만 쓰지도 않는다. 어디서 막혔는지, 무엇을 되돌렸는지, 왜 그 판단이 틀렸는지도 같이 쓴다. 성공한 절차만 정리된 글은 이미 많은데, 내 경우에는 그런 글을 따라 하다가 중간에 막히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맞는지 틀리는지는 해봐야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틀리더라도 그 과정은 남는다.
## 다루는 것과 다루지 않는 것
| 다룬다. | 다루지 않는다. |
| AI 도구로 업무/문서/프로세스를 바꾼 경험 | 종목 추천/매매 신호 |
| 개인 프로젝트 구현 기록 | 수익 인증/계좌/금액 공개 |
| 투자 규칙을 시스템으로 옮기는 과정 | 투자 상담/리딩 |
| 규칙이 맞았는지에 대한 복기 | 써보지 않은 도구의 리뷰 |
성과 이야기를 아예 안 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금액이 아니라 규칙의 성적으로 하려고 한다. 어떤 규칙이 몇 건 중 몇 번 맞았는지, 내가 그 규칙을 몇 번 어겼고 왜 어겼는지 같은 것들이다.
수익을 증명하는 대신 규칙이 맞았는지를 검증해보려 한다. 이 블로그에서 의미 있는 숫자는 그쪽이라고 생각한다.
## 이름을 밝히지 않는 이유
투자 이야기를 실명 커리어와 묶고 싶지 않다. 그뿐이다.
숨기려는 것이라기보다는 분리해두려는 쪽에 가깝다. 대신 이름이 없으니 만든 것으로 봐주셨으면 한다.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는 [RichRich 프로젝트 페이지](/richrich/)에 정리해두었다.